축복을 저주한 건 순간이었지만 악몽은 길었습니다.
자신이 낳은 아이를 살해하거나 유기한 어른들의 얘기입니다.
아이가 태어난 걸 숨기려고,
어쩌면 미리 계획한 대로 출생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.
['냉장고 영아 시신' 사건 피의자 / 친모 (지난달 30일) : (숨진 아이들에게 미안하지 않습니까?) …. (영장 심사는 왜 포기하셨나요?) …. (숨진 아이에게 할 말 없습니까?) …. (정말 할 말 없으신가요?)]
['장애 영아 살해' 사건 피의자 / 친부 (지난 8일) : (아이가 아파서 살해한 겁니까?) 죄송합니다.]
['장애 영아 살해' 사건 피의자 / 외할머니 (지난 8일) : (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드세요?) 많이 들어요. (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은요?) 정말 미안하다.]
화면에 먼저 보신 게 살해한 아이 둘을 냉장고에 유기한 사건의 30대 여성입니다.
처음 이 여성에게 적용한 혐의는 영아살해였습니다.
보시는 대로 이 죄는 어려운 환경,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감안한 겁니다.
그렇게 죄를 구분하는구나, 이렇게 이해하고 끝낼 게 아니었습니다.
형량에서 차이가 너무 났습니다.
살인과 아동학대살해는 징역 5년과 7년을 하한으로 뒀는데 영아살해는 많이 나와야 10년이었습니다.
그래서 논란이 됐고 문제의식이 공론화됐습니다.
[신수경 / 변호사 (YTN 뉴스앤이슈) : 영아살해가 형법에 처음 들어온 게 1953년 그때 형법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인데요. 아시다시피 그때가 전쟁 직후이다 보니까 극도의 곤궁한 상태에서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이 빈번했습니다. //////// 그런데 이제 사회가 많이 변했고 오히려 아동학대처벌법처럼 보호자가 아이를 살해했을 때는 가중처벌하는 분위기가 된 상황에서 현재와는 결이 맞지 않은 그런 조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.]
70년 된 영아살해죄를 삭제하는 게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.
이런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이 법사위까지 통과했고 오늘 본회의에 오를 예정입니다.
본회의를 통과하면 영아살해도 일반 살인죄처럼 처벌하게 됩니다.
한편에선 사라진 아이들을 찾는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.
이미 한 차례 자신을 낳아준 부모의 기억에서 지워진 아이들입니다.
우리가 더 기억하고 잊지 않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.
YTN 김영수 (yskim24@yt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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